밤이 고요하게 깔리고, 은은한 달빛이 고요한 학교 건물의 높은 유리창 너머로 은빛 자락을 휘감았다. 이곳은 일반 학교와는 달리,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신비로운 공간인 ‘무대의 학교’였다. 이 학교는 꿈의 연기와 내면의 감정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마법 학교로, 꿈을 떠올리며 꿈의 감정을 재현하는 연기자들을 양성하는 장소였다. 그리고 이 학교의 중심에는 오랜 전통과 권위를 지닌 선생님, 마리안느 선생님이 있었다. 그녀는 꿈의 언어와 감정의 미세한 떨림까지 읽어내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마법의 연기자였다. 이 밤, 선생님은 특별한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 학생들을 교실로 호출했다. 교실은 내부가 은빛으로 빛나며, 벽에는 별빛과 달빛이 은은하게 춤추고 있었다. 학생들은 각기 눈에 불을 켜고, 설렘과 긴장감이 섞인 표정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의 연습은 ‘타인의 꿈을 대신 연기하는 것’이었으며, 구체적인 목표는 ‘꿈에서 느꼈던 감정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이었다. 각 학생에게는 연기할 꿈이 하나씩 주어졌고, 그 꿈은 각기 다른 시대와 문화, 주제, 그리고 감정을 담고 있었다. 선생님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오늘은 꿈의 언어와 감정을 읽고, 그 감정을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연습은 단순한 연기 기술을 넘어, 타인의 내면 세계에 깊이 잠기고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꿈 속의 경험은 무한한 감정의 원천이며, 그것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지금부터 각자 꿈의 내용을 떠올리고, 그것이 ‘나의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집중하세요. 기억하되, 그 꿈의 색채, 냄새, 소리, 온도까지 세심하게 관찰하며, 몸과 목소리로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눈을 감고 깊게 숨을 쉬었다. 누구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누구는 손끝이 떨리기도 했다. 선생님은 천천히 걸으며 각 학생의 연기 준비 상황을 살폈다. 그 모습이 마치 마법사가 주문을 속삭이듯, 느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두 준비됐나요? 그럼 차근차근, 너희가 떠올린 꿈 속으로 들어가세요. 꿈의 빛과 색을 마음껏 끌어당기며, 그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몸으로 흘러나오도록 하세요. 기억하시나요? 감정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는 것. 강압하면 오히려 빛이 어둡게 변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내면의 소리를 믿어요.” 이야기 속 학생 중 하나인 아린은 눈을 감고, 잔잔한 호수 near 평화로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린 시절 그녀의 할머니와 함께했던 산책, 파란 하늘, 산들바람이 섞인 맑은 공기,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평화로운 강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 꿈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그 감정을 몸에 녹여내려고 했고,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몸짓과 목소리로 흘러나오게끔 노력했다. 그녀의 몸은 마치 잔잔한 강물처럼 흐르는 듯했고, 목소리에는 따뜻함과 안정감이 깃들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평온한 그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갔고, 선생님이 제시한 대로 몸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순간, 그 꿈 속의 평화가 연극 무대 위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한편, 다른 학생인 경호는 조금 더 자극적이면서도 강렬한 꿈을 떠올리고 있었다. 격렬한 전투와 구슬픈 사랑 이야기를 연기하려고 마음먹은 그는 깊은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만의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전장에서 적들과 치열하게 맞서는 꿈,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의 순간, 그 강렬한 감정들이 몸속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의 목소리와 몸짓은 덜어내기 어려운 분노와 슬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선생님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좋아요, 경호야. 그 감정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보세요. 그것이 바로 연기의 힘이자 마법입니다. 감정을 억지로 내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감정을 몸과 목소리로 전달하는 것. 이렇게 하면 꿈의 세계와 연결된 채, 현실에서도 그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답니다.” 시간이 흐르고, 밤의 깊이는 더 깊어갔지만, 학교의 연습은 멈추지 않았다. 각각의 학생은 자신이 연기하는 꿈의 감정을 몸과 목소리에 담으며, 그것이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기도하는 듯한 집중에 몰입했다. 선생님은 모두의 연기를 조심스레 관찰하며, 때때로 미묘한 조정을 제안하거나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녀는 이 연습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내면의 감정을 치유하는 마법의 힘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날 밤, 마지막 연습이 끝나고 학생들은 무대 앞으로 모였다. 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기자들 하나하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깊은 애정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 “여러분이 보여준 것들은, 단순한 연기 그 이상입니다. 이것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고, 가려진 감정을 드러내고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오늘의 연습이 끝났지만, 이 경험은 앞으로 여러분이 어떤 꿈의 이야기든 재현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감정은 여러분의 일부이고, 그 감정을 존중하며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연기의 힘입니다.”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깊은 감정과 연결될 것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기대하시면서, 오늘 밤은 평온히 보내세요.”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어딘가 새로운 길이 기다리고 있다는 예감이 스며 있었다. 이 밤, 그녀는 자신도 몰래 어떤 꿈의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 그 감정은, 무대 뒤에 숨어서 자신의 내면을 기다리고 있는 무언가와 닿아 있었던 것일까? 선생님과 학생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 밤의 비밀은 더 깊고 신비로운 곳으로 엮여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