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꿈 연기 학교의 첫 번째 규칙은 자신을 연기하지 말 것

  • 기준
꿈 연기 학교의 첫 규칙

서늘한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마법 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고요한 봉우리, 그 위에 자리한 ‘드림 패스’라는 이름의 건물은 마법과 예술이 융합된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이곳은 단순히 꿈을 꾸는 자들의 휴식처가 아니라, 꿈의 무대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성장하는 특별한 학교, ‘꿈 연기 학교’였다. 이 학교의 가장 큰 특별함은 꿈을 ‘연기’라는 형태로 재현하는 능력에 있었다. 꿈을 꾸는 동안,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감정, 장면, 캐릭터를 온전히 무대 위에 옮기며, 숨겨진 내면의 목소리와 감정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곳에는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신을 연기하지 말 것”. 이 규칙은 학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착각, 즉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하는, 명령이자 서약이었다.

이 특별한 저녁, 학교의 연습실에서는 작은 연극이 펼쳐지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인 노이드를 비롯한 교사들과 학생들이 조용히 자리 잡은 가운데, 새로 입학한 ‘세레나’라는 소녀가 무대 가운데 서 있었다. 그녀는 차분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고, 마음속으로는 떨림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그녀에게 엄격한 표정으로 명령하였다. “세레나, 우리가 맹세하는 가장 중요한 규칙은 잊지 마라. 자신을 연기하지 말 것.” 그녀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어떤 이유로 그 말의 의미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히 연기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에서 끄집어낸 진정한 자신, 즉 타인의 꿈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한 핵심 원리였기 때문이다.

그날 밤, 세레나는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선택한 꿈은, 오래전 전해 내려오는 전설 속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무지개빛 도시’의 풍경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낼 세계는 마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신비로운 세계였다. 무대 반사판은 은은한 분홍빛과 푸른빛이 섞인 조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레나는 천천히 눈을 감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감정을 담았고, 무지개색 빛으로 가득 찬 도시의 풍경을 떠올리면서, 이 그림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이서’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연기했다. ‘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에 희망과 위안을 전하려 애쓰는, 내면의 용기와 연약함이 교차하는 영혼이었다. 그가 마법처럼 펼치는 행동 하나하나는, 꿈속의 장소와 감정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이었고, 관객들은 점점 그의 세계에 끌어들여졌다. 그러면서 세레나는 알게 되었다. 이 연기에는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녹아 있었고, 자신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무대 위에 돌발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무대 근처에서는 뚝딱이는 소리와 함께 갑작스러운 빛의 변화에 주변이 환하게 밝혀졌다. 그리고 시야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평범한 연극무대가 아니라, 진짜 꿈 속 풍경처럼 만들어진 듯한 신비로운 도시였다. 마치 현실과는 또 다른 차원, 알 수 없는 에너지로 가득 찬 그 세계는 단순한 연극의 배경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꿈을 재현하는 능력의 힘이, 한 단계 더 강렬하게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세레나는 깜짝 놀랐지만,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난 창의력의 힘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게 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진짜 목소리와 감정을 발견했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학교의 규칙, 즉 “자신을 연기하지 말 것”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새기게 했다. 타인의 꿈을 대신 연기하며, 다른 이의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것들을 잠시 떠올려내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이 세레나의 연극은 이제 단순한 무대 공연을 넘어, 감정을 공유하고 치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되었다. 그녀를 비롯한 학생들은 꿈의 무대 위에서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이해하며 성장하는 법을 배워갔다. 그 과정에서 꿈 연기 학교는 점점 더 신비롭고, 강력한 힘으로 가득 찬 특별한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의 분위기는 또 한 번 변화의 기운이 감돌았으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도전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