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희미한 달빛이 교실 창문 너머로 부드럽게 쏟아지는 가운데, 거운 차원의 문이 열렸다. 이는 평범한 교실이 아니었다. 섬세한 주문과 음표가 조합된 바람결 속에서, 그곳은 ‘꿈 연기 학교’라는 이름의 마법적 공간으로 변화한다. 이 학교는 타인의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의식을 섬세한 감정의 색채로 채색하여, 그 꿈들이 품고 있던 심연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특별한 연기들을 양성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꿈 연기 학교’의 선생님, 이레마가 서 있었다. 그녀는 이 학교의 수장인 동시에, 가장 뛰어난 ‘꿈 연기자’로 알려졌으며, 감정을 무대에 생명력처럼 불어 넣는 마법적인 능력을 지녔다.
이레마의 눈은 은은한 은색 빛을 띠며, 학생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그녀는 맑고 고요한 표정으로 교실의 중심에 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학교의 핵심 수업은 학생들이 각기 다른 무의식 속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수업이 계획되어 있었다. 바로,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특별 과제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먼저, ‘잃어버린 꿈’이란 주제에 대해 내면의 목소리와 감정을 수집하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이레마는 자신의 마법적 힘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영혼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을 조심스럽게 탐색한다. 그녀의 손에서 흩어지는 은빛 털실은 마치 미세한 별빛처럼 학생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감정의 흐름을 읽어내는 작업을 도운다.
학생들은 차례차례 무대에 올라, 자신이 상상한 ‘잃어버린 꿈’을 재현한다. 한 학생이 무대에 섰다. 그는 눈을 감고 조용히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상상 속에서 떠오른 어둡고 혼란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 이미지는 흐릿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작은 방, 희미하게 희생된 듯한 삽화의 사람들, 그리고 끝없이 퍼지는 그림자의 갈증과 고독이었다. 이 학생은 끝내 눈을 감은 채, 한숨과 함께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몸은 마치 잃어버린 꿈의 조각들이 춤추듯이 흔들리고, 손끝으로는 미세한 색채와 무늬가 떠오른다. 교실의 공기 속에는 점차 감정의 온도가 높아지고, 그의 목소리와 몸짓은 관객의 감정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이처럼, 꿈의 흔적이 현실의 무대 위에 생명력을 얻어가는 순간, 그녀는 섬광처럼 그림자를 넘어, 꿈과 현실이 융합하는 황홀경을 자아낸다.
이레마는 조용히 학생의 연기를 관찰하며, 자신의 마법 지팡이와 함께 감정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주문을 속삭인다. 그 주문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힘, 그리고 미지의 감정을 꺼내어 드러내는 마법적 과정이기도 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퍼져나오는 은빛 빛은, 공연장의 공기를 감싸며 무대 속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과거와 현재, 꿈과 기억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거대한 꿈의 파편들이 학생의 연기와 섞이기 시작한다.그 연기는 마치 꿈의 조각들이 하나로 융합되어, 무대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것 같다. 그녀의 눈에는 천천히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녀는 이 연기를 통해, 무의식을 드러내고 치유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희망하며, 자신의 심장을 가만히 다독인다.
이날의 특별한 수업은 학생들 각자의 무의식을 담은 ‘꿈의 퍼포먼스’를 통해, 그들의 내면에서 잠든 감정을 일깨우는 데 목표를 두었다. 무대가 끝나면, 학생들은 각자의 연기를 통해 일어난 감정의 흔적을 기록하며, 그것이 어떻게 그들의 꿈과 연결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서로 간의 피드백을 통해, 어느새 꿈의 조각들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고, 관객인 학생들마저도 각자 마음속에 떠오른 꿈의 일부분을 함께 느끼게 된다. 이레마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내면의 감정들을 치유하는 이 특별한 연극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확신한다. 그럼에도 이 과정은 언제나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녀는 또다시 무대에 서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앞으로 펼쳐질 더 깊고 신비로운 꿈의 세계를 기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교실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대개 수업이 끝나면 어둠이 깔리기 마련인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은은한 빛이 교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빛은 마치 미지의 별빛처럼 희미하지만 강렬한 힘을 담고 있었다. 그러자, 작은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려왔다. “이레마 선생님, 오늘 특별한 꿈을 준비했어요.” 그 목소리는 매혹적이면서도 살짝 떨림이 배어 있었다. 그 순간, 교실의 조명이 빛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눈동자는 빠르게 빛나는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꿈의 문이 열리려는 듯한 징조였고, 이레마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자신감 있게 앞으로 나섰다. 이 순간, 무의식의 깊은 심연과 감정을 드러내는 연기들이 또 한 번 새롭게 시작될 것임을 예감하며, 그녀의 눈빛은 빛나기 시작했다.